일상 회화와 학술 글쓰기는 다른 언어입니다. 외국인 대학원생이 논문을 한국어로 쓸 때 마주하는 학문 목적 한국어의 벽과 지원 방법을 사례로 정리했습니다.
📌 핵심 요약
- 일상 회화와 학술 글쓰기는 사실상 다른 언어입니다 — 회화가 유창해도 논문은 막힙니다.
- 논문 한국어가 막히는 지점은 인용·논증 연결·전문용어와 격식체 세 가지입니다.
- 일반 회화 수업과 분리해, 학생의 전공 글을 함께 다루는 방식이 효과적입니다.
- 논문 초안을 쓰기 시작하는 시점에 맞춰 교육하면 가장 빠르게 정착합니다.
논문을 한국어로 쓰지 못해서 학위 과정에서 막히는 외국인 대학원생은 생각보다 많습니다. 한국어로 일상 대화를 곧잘 하는데도 그렇습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학문 목적 한국어와 생활 한국어는 사실상 다른 언어이기 때문입니다. 저희가 5년간 50개 이상 기관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가장 자주 들은 요청도 바로 이 지점, 즉 논문 한국어를 어떻게 가르치느냐였습니다.

회화는 되는데 왜 논문은 안 써질까?
현장에서 만난 한 공대 박사과정 유학생은 연구실 사람들과 농담까지 주고받았습니다. 그런데 학위논문 초안을 보니 첫 문장부터 막혀 있었습니다. 말은 되는데 글은 안 되는 상태였습니다.
이건 능력 부족이 아니라 영역의 차이입니다. 생활 한국어는 맥락, 표정, 분위기가 의미를 보충해 줍니다. 반면 학술 글쓰기는 문장 하나하나가 혼자 서서 논리를 증명해야 합니다. 듣는 사람의 호의에 기댈 수 없습니다. 그래서 회화 실력이 좋아도 논문 앞에서는 처음부터 다시 배우는 느낌을 받는 것입니다.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 통계 기준 약 270만 명에 이르는 체류 외국인 중 상당수가 학업과 연구를 위해 한국에 머뭅니다. 이들에게 학문 목적 한국어는 선택이 아니라 학위를 마치기 위한 조건에 가깝습니다.
학술 한국어가 정확히 어디서 막히나?
막연하게 어렵다는 말로는 교육을 설계할 수 없습니다. 저희가 기관 프로젝트에서 학생 글을 검토하며 반복적으로 확인한 난점은 크게 셋입니다.
1. 인용과 출처 표현. 다른 연구자의 주장을 가져올 때 “라고 했다” 수준에서 멈추는 경우가 많습니다. “선행 연구에 따르면”, “지적한 바와 같이”, “주장한다”처럼 거리와 태도를 드러내는 표현이 약하면, 어디까지가 인용이고 어디부터가 본인 생각인지 흐려집니다. 표절 의심을 받기도 합니다.
2. 논증 연결. 한국어 학술문은 문장과 문장을 잇는 접속 표현이 촘촘합니다. “따라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에 반해” 같은 연결어를 잘못 쓰면 논리가 끊깁니다. 생각의 흐름은 맞는데 글의 흐름이 안 맞는 상황이 자주 생깁니다.
3. 전문용어와 격식체. 분야별 용어를 한국어로 정확히 옮기는 것도 일이지만, 더 까다로운 건 학술문 특유의 격식입니다. 구어 표현이 섞이거나 종결어미가 흔들리면 심사 과정에서 완성도가 떨어져 보입니다.
이 세 가지는 단어를 더 외운다고 풀리지 않습니다. 글의 구조와 약속을 익혀야 풀립니다.

일반 한국어 수업으로는 왜 부족할까?
일반 한국어 과정은 듣고 말하기, 일상 어휘에 무게가 실립니다. 충분히 가치 있지만, 논문 한국어가 필요한 대학원생에게는 목표가 어긋나 있습니다.
학문 목적 한국어는 출발점이 다릅니다. 학생이 실제로 쓰는 연구 주제, 학과에서 통용되는 문체, 지도교수가 요구하는 형식에서 시작합니다. 같은 사회과학이라도 행정학과 사회복지학의 글쓰기 관습이 다르고, 이공계는 또 결이 다릅니다. 그래서 저희는 같은 교재를 모두에게 똑같이 쓰지 않습니다. 학생의 전공 자료를 받아 그 글을 함께 뜯어보는 방식이 훨씬 빠르게 작동했습니다.
기관은 이 문제를 어떻게 풀고 있나?
국제처나 대학원 행정 담당자 입장에서는 학생 개개인의 글쓰기까지 챙기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보통 두 갈래로 접근합니다. 하나는 학기 단위 학술 글쓰기 과정을 따로 여는 것, 다른 하나는 논문 작성 시즌에 맞춘 단기 집중 워크숍입니다.
지난 5년간 운영하면서 저희가 체감한 건, 시점이 성과를 크게 좌우한다는 점입니다. 입학 직후 막연히 듣는 수업보다, 실제로 초안을 써야 하는 시기에 맞춘 교육의 만족도가 확연히 높았습니다. 저희가 진행한 기관 프로그램의 평균 만족도가 96점에 이른 데에도 이 시점 설계의 영향이 컸다고 봅니다. 외국인용 한국어 콘텐츠를 500개 넘게 만들어 오며 쌓인 자료도, 결국 학생이 지금 당장 마주한 문장 앞에서 쓰일 때 가장 힘을 냈습니다.
(→ 외국인 유학생이 어려워하는 한국어 3가지: https://chapterkorean.com/blog/international-students-korean-difficulties)
먼저 점검하면 좋은 것은?
거창한 제도부터 만들 필요는 없습니다. 우리 학생들이 논문의 어느 단계에서 가장 많이 멈추는지, 글쓰기 지원 요청이 어느 학기에 몰리는지부터 들여다보면 교육 시점과 형태가 자연스럽게 보입니다. 그 자료를 바탕으로 과정을 설계하면 예산도 효율적으로 쓰입니다. 이 부분은 기관 상황마다 다르므로 함께 짚어 보는 편이 정확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회화 수업과 논문 글쓰기 수업을 같이 들어야 하나요?
목표가 다르므로 분리하는 편을 권합니다. 회화는 생활 적응에, 학문 목적 한국어는 인용·논증·격식체에 초점이 있습니다. 학생의 현재 단계에 따라 둘 중 무엇이 급한지 먼저 진단한 뒤 구성하면 효율이 높습니다.
전공이 다양한데 한 과정으로 묶을 수 있나요?
공통 학술 글쓰기 원리(인용 방식, 논증 구조, 격식 문체)는 함께 가르치고, 전공별 자료는 학생 본인의 글로 다루는 혼합 방식이 효과적이었습니다. 분야가 달라도 같은 강의실에서 운영 가능합니다.
어느 시점에 도입하는 게 좋나요?
논문 초안을 실제로 작성하기 시작하는 학기 직전이나 그 무렵이 가장 반응이 좋았습니다. 학생이 자기 문장을 들고 올 수 있을 때 교육이 가장 빠르게 정착합니다.
💬 학문 목적 한국어, 대학원·연구기관 상황에 맞게 함께 설계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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